글로벌 컨 시장 “Perfect Storm”대비해야 .... 지연· 혼잡·장비 부족에 기상악화까지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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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06.03 14:51   수정 : 2024.06.03 14:51

펜데믹을 거치면서 웬만한 공급망 혼란에는 이력이 나 있을 법도 한 해상 컨테이너 운송시장이지만, 최근 홍해 사태 장기화가 몰고 온 시장 혼잡에 대해서는 속수 무책인 듯 보인다.
 
지금 해상 운송시장에서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지연도 항구 혼잡도 아닌 당장에 사용할 컨테이너 장비가 태부족이라는 사실이다. 수요는 늘고 선복은 줄어든 상황에서 고운임은 걱정거리도 아니다. 일단 선복 예약도 힘든 상황에서 다 잡아놓은 선박에 실을 컨테이너가 필요한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한 관계자는 “이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컨테이너를 적재적소에 배치되길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한 바램이고, 이는 지난 펜데믹의 상황을 되짚어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뒤짚어 보면, 이 모든 사단(?)은 홍해 사태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작된 후 예상이 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홍해 사태로 인한 선박들의 희망봉 우회는 당시만 해도 “선복 부족과 길어진 항해 시간”만을 변수로 두면 될 듯 했지만, 해상 컨테이너 시장 성수기를 1달 이상 앞두고 수요가 폭증하면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완벽한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이젠 피할 수도 대피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전제하면서, “무엇보다도 장비 부족은 앞으로 모든 해상운송 공급망을 마비시킬 것이다”라고 포기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알려진 거처럼 홍해 사태가 몇 달 이상 진행되면서 주요 선사들은 운항시간 지연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항로를 정착시켰다. 그러나 예년과 다르게 다소 이른 해운시장 성수기로 수요가 몰리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일단 주요 글로벌 수입화주들은 이미 신학기 및 하계 휴가 시즌 상품을 일찍 확보하기 위해 나섰으며, 여기에 중국 주요 생산기업들이 교역 갈등이 심화되기 이전에 펜데믹으로 강제 축적된 재고 소진을 위해 “일단 보내놓고 보자”는 식의 전술로 전환하면서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이는 그대로 아시아를 출발하는 선복(공급) 부족을 야기시켰으며, 동시에 운항 선박 지연으로 도착지 항구 혼잡을 지나 출발지에서의 대기선박 증가로 나타났다. 더욱이 투입 선박이 부족하고, 동시에 운임 관리를 위한 선사들의 이기심(?)은 아시아 주요 항구에서의 빈항해를 더욱 늘리고 있으며, 이는 또 다시 선복 부족과 고운임으로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도착 선박이 늦거나 줄어들면서 컨테이너 수급이 악화되면서, 메인 교역로 출발지 항구에서는 화물을 실어낼 컨테이너 장비 부족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물류공급망 시장 플레이어들의 대응과 무관한 기상악화가 그나마 버티고 있는 선박 운항과 항구 작업에 직격탄을 쏜다는 사실이다. 이미 아시아 주요 거점 도시들이 폭풍과 폭설, 지진 등등의 기상악화에 몸살을 앓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의 공급망 혼란이 그대로 시장에 전이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미국 동부항만 파업 우려와 미 서부와 연계된 캐나다 항만 파업 우려 등도 당장은 아닐지 몰라도 해상 컨테이너 시장에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상황이다.
 
한편 이미 동남아 최고 거점 항구인 싱가포르항구의 혼잡이 심각하다는 소식에 더해 중국 주요 항구의 대기 선박이 늘고 장비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칭다오와 광저우 항구는 이미 기항을 기다리는 대기 선박이 전주대비 20%나 증가했다. 펜데믹 이후 올 초 기준 가장 높은 선박 대기열 수준이다. 칭다오 일 평균 정박을 위한 선박 수는 20척에서 55척으로 증가했고, 광저우는 60척에서 102척으로 증가했다.
 
결국 지금의 해상운송시장에서 나타난 모든 문제들은 같은 매듭에서 나타나는 일이다. 매듭중 그 어떤 부분에서도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인다는게 어찌보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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