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 증가세, 공항 인프라가 못 따라간다” … 전문가들, 글로벌 공항 병목현상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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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05.22 13:27   수정 : 2025.05.22 13:27

글로벌 항공화물 수요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주요 공항에서의 인프라 부족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주최 CNS 컨퍼런스에서 물류업계 전문가들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악몽 같았던 공항 병목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브랜든 프리드(Brandon Fried) 미국 항공운송대리인협회(AFA) 전무는 “단기적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이른바 ‘채찍 효과(bullwhip effect)’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몇몇 공항에서는 트럭이 화물을 내리기 위해 2~3시간씩 대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팬데믹 당시에는 대기 시간이 9시간에 달한 경우도 있었다며, “공항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프리드는 이어 “향후 20년간 연평균 3~4% 수준으로 항공화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현재의 공항 인프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공항들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국의 경우 연방정부 차원의 인프라 투자가 뒤따르지 않으면 공항 화물터미널 개선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IATA 미주지역 부사장 피터 세르다(Peter Cerda) 역시 “마이애미국제공항(MIA)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화물을 처리하고 있지만, 성장 여력이 거의 없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투자는 여전히 여객 부문에 집중되고 있으며, 화물 부문은 공항 생태계 내에서 ‘2등 시민’ 취급을 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LATAM 카고 CEO 안드레스 비앙키(Andrés Bianchi)는 “일부 공항은 수직 공간을 활용하고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결국 중요한 건 공항이 얼마나 미래지향적인가, 그리고 절차를 얼마나 간소화했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은 화물 처리 속도가 빠르고 유연한 공항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것”이라며, 공항 서비스 품질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FedEx 익스프레스 중미 및 카리브해 지역 운영 부사장 바실 칼릴(Basil Khalil)은 “FedEx는 북미, 유럽, 남미 전역에서 지상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고객의 성장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루프트한자카고 아메리카 지역 부사장 스테파니 아벨러(Stephanie Abeler)는 “프랑크푸르트 허브에만 약 6억 유로(약 8,800억 원)를 투자해 자동화, 지속가능성, 화물처리 능력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 내 일부 공항에서는 여전히 소규모 항공사로 분류돼 창고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델타항공 화물 부문 사장 피터 펜실(Peter Penseel)은 “화물이 공항 비즈니스에서 얼마나 중요한 수익원이 될 수 있는지를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며 “승객 수송 중심 논의에서 벗어나 화물이 공항의 핵심 사업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항공화물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공항 인프라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각국 정부와 공항 운영사들이 화물부문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병목현상과 운영비용 증가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항공화물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공항 인프라에 대한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적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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