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동부항만 파업 “글로벌 물류시장 시선은 이제 항공화물로 쏠려”... 성수기로 항공 공급도 한계 상황 운임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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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10.02 18:50   수정 : 2024.10.02 18:50

미국 동부 및 걸프 지역 항만 파업으로 미국 유통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물류 공급망 시장에 미칠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제 시장의 시선은 항공화물 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지난 1일 자정부터 국제항만노조(International Longshoremen’s Association, ILA)의 4만5,0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사측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 동부 지역 항구들은 미국 전체 컨테이너화 화물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고 있으며, 이번 파업은 메인주에서 텍사스주에 이르는 항구에서 공급망 정체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당장 사측인 USMX와 협상 재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미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사실상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사측의 전향적인 협상 카드가 없을 경우 자칫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매우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2일 오전 조 바이든 대통령은 노조인 ILA와 사측인 미국해사연합(USMX) 간의 노동 분쟁에 대해 고용주들이 이익을 쌓아두고 있다고 비난하며 침묵을 깼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해상 운송업체는 팬데믹 이후 기록적인 이익을 냈으며 어떤 경우에는 팬데믹 전 이익에 비해 이익이 800% 이상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경영진들에게 주어진 보상은 이러한 이익에 따라 증가했고 그리고 그 이익은 기록적인 속도로 주주들에게 환원되었다. 이제 항구를 열어두기 위해 팬데믹 동안 위험에 처한 근로자들이 임금도 의미 있게 증가하는 것은 공평하다."고 밝혔다.
 
또한 백악관 대변인은 타프트-하틀리(Taft-Hartley)법을 적용해 노조원들에게 복귀 명령을 내리는 것이 포함될 것인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타프트-하틀리법을 적용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적용할 계획이 없"고 말해 정부의 개입이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처럼 당장 백악관의 개입이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물류시장은 파업이 길어질 것에 대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차적으로 대다수 해상운송 포워더들은 동부 해안을 통한 해상 화물 예약을 받기는 하지만, 고객들에게 서부 해안으로 선적한 후 육상으로 운송하는 방법을 고려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동시에 해상운송 시장의 공급망 혼란시 제안할 수 있는 수순대로, 일단은 SEA &AIR 서비스 루트를 점검하고 있으며, 선사 및 항공사들의 파업과 관련된 할증료에 대한 비용 상승에도 대비할 것을 화주들에게 통지하고 있다.
 
스마트 물류기업인 플렉스포트(Flexport)는 최근 파업이 하루 발생할 경우 추가 화물이 5~10일 동안 적체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파업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심각한 용량 부족과 장기적인 적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동시에 미국 서부 해안을 통해 물품을 이동시킬지, 항공화물을 통해 리스크를 분산시킬지를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점이 중요하다. 이미 성수기 휴가시즌의 시작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해상 대신 항공을 통해 배송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항공화물 운임은 급등할 것이며 이미 제한된 공급을 가진 항공화물 시장에서도 공급용량 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포워더들은 항공화물이 나선다고 해도 부분적인 해결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항공포워더협회(Airforwarders Association) 대표인 브랜든 프리드(Brandon Fried)는 “앞으로 며칠간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화주들이 화물 경로를 변경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며, “문제는 항공화물이 이 추가 수요를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비용이 많이 드는 SEA & AIR 솔루션이 일부 완화책이 될 수 있지만, 이 또한 높은 가격 인상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주 컨테이너 해상 운송 시장인 컨테이너 익스체인지(Container xChange)는 파업의 여파가 소매, 자동차, 제조업 등 미국 주요 산업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으로 이제 미국의 모든 산업이 파업의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인애플, 바나나, 감귤류, 포도 등 보통 동부 및 걸프 연안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과일의 선적이 당장 피해 업종이 될 것이며. 자동차 및 제약 회사들도 상품을 배송하는 데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후 파업의 영향은 광범위하게 번질 것이며, 철강 및 목재와 같은 재료에 의존하는 산업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업체, 소매업체, 장난감 제조업체, 심지어 핼러윈 의상을 판매하는 회사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 분야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번 파업은 메우 ‘파괴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항구에서 적체되어 쌓여갈 품목으로는 굿이어(Goodyear)와 미쉐린(Michelin)과 같은 타이어 회사들과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자동차(Hyundai Motor Co.)와 같은 자동차 회사들도, 동부 해안과 걸프 연안 항구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제품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농업 분야도 파업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산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료품점과 식당은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미국농업국(AFB)에 따르면 미국 바나나의 75%인 380만 톤이 넘는 양이 매년 ILA가 일하는 동부 항구에 도착한다.
 
수입 체리의 거의 90%, 통조림 식품의 85%, 고추의 82%, 초콜릿의 80%에 더해 말이죠. 맥주, 와인, 위스키, 스카치, 럼주 등 국내 수입품의 대다수는 100여 종의 식품과 함께 컨테이너에 담겨 ILA의 항구에 도착한다.
 
이번 파업은 제품을 국외로 배송하는 회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AFB에 따르면 미국 전체 농산물 수출량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미국 해상 농산물 수출의 약 30%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가금류의 해상 수출의 80%가 동부 해안 항구를 떠나고, 원면의 56%, 붉은 육류의 36%, 유제품의 30%, 심지어 대두의 6%가 모두 컨테이너 수출을 통해 이들 항구를 통과한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 전문가들은 ”ILA는 이번 파업의 첫날을 성공적(?)으로 치렀으며, 이제 3주가 지나면 쇼핑몰이 문을 닫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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