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컬럼』미 동부항만 파업 아직 끝나지 않았다??? ... ILA 운임 인상 + a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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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4.10.07 15:38   수정 : 2024.10.07 15:38

성수기 파업 중단 명분 얻고 운임 인상 끌어내
항만 자동화 이슈 본 계약 체결 ‘무기’로 활용


미국 동부 및 걸프지역 항만 노동자 파업이 단 3일만에 막을 내리면서, 미국 수출입 기업들은 물론이고, 글로벌 공급망 시장 관계자들도 안도의 숨을 쉬게됐다.

물론 3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의 파업이긴 하지만, 항만의 규모 및 취급물량, 그리고 연계 운송 시장까지 감안할 때. 이번 파업의 후유증은 “아무 일도 없었던”것처럼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3일동안 누적된 컨테이너의 반출입과 대기 선박 처리 시간 등등을 감안할 때 적어도 10일 이상이 지나야 안정화 단계에 들어설 것으로 보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15일 이상 파업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이는 마침 지금이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평상시에도 바쁜 항만 작업속도가 성수기 적체로 늘어지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3일간의 파업 후유증은 3일만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어찌됐건 파업 장기화의 악몽에소는 벗어난 만큼, 글로벌 해상운송 시장 및 공급망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시켰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 파업은 끝나지 않았다”고 공공연하게 지적하고 있다. 동시에 이번 파업과 철회 그리고 협상 지속을 선언한 노조측인 ILA만이 진정한 승자일 뿐 항만 운영사들이 너무 쉽게 백기를 들었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일단 이번에 ILA가 파업을 철회하고 현장에 복귀한 명분은 사측이 계약기간중 62%(6년간)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초 노조가 주장한 70% vs. 사측의 45% 전후와 비교해 상당한 수준의 인상안이다. 노조가 거절할 이유도 명분도 없는 수준이니 못 이기는 척 파업 철회를 결정했다. 물론 여기에는 선거를 앞둔 바이든 정부가 노사협상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찍부터 천명한 것과, 대통령 담화를 통해 선사 및 항만 운영사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는 비난에 가까운 압박을 행사하면서 사측이 백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파업 철회가 노조의 본 계약(master contract)의 체결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노조측은 파업 철회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진행시키기 위한 시간을 빌미로 기존 노동계약을 단지 2025년 1월 15일까지 연장하는데 합의한 것 뿐이다.

언 듯 합리적인 타협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적지 않은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노조인 ILA가 상당한 고단수의 스킬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현지 전문가는 “ 사실 노조측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항만 자동화이다. 물론 당장의 임금 인상이 노조원들에게는 현안이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항만 자동화 이슈를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남겨둔 것은 사측의 큰 실수이다”라고 지적했다.

“노조은 언제든 다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노동 계약을 단지 연장했을 뿐이다. 62% 인상이라는 사상 최대의 성과를 이끌어낸 노조는 급할 것도 없다. 이미 성수기 파업이라는 (미)국민적 비난에서 벗어났고, 백악관과 정치권의 압박에서도 벗어났기 때문이다. 상당히 ‘Smart’한 결정이었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이는 언제든 다시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는 공포심을 사측에 심어주면서, 여론을 등에 업고 사측과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측은 항만 자동화를 포기하기 힘든 사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노조측은 자동화 계획 철회를 최종 목표로 두고 있겠지만, 최소한 노조가 유리한 방향으로 자동화 계획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연말 성수기는 일단 피하면서, 1월 15일로 게약일을 연장하면서, 이것이 가능해졌고, 언제든 파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결국 최후의 승자는 노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다만 성수기를 지난다고 하더라도 항만 자동화 이슈로 인해 추가적인 파업이 우려되고 있는 만큼, 아직 미 동부항만 파업은 완벽히 해결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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