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협상 타결 전자상거래 수요 회복될까? ..." ‘관망 수요’폭증 vs. ‘밀어내기’로 재고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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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5.05.13 12:56   수정 : 2025.05.13 12:56

미국과 중국이 새로운 관세 합의에 도달하면서, 그동안 정체됐던 양국 간 무역 흐름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는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항공화물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 물류가 다시 움직일 수 있을지를 두고 긍·부정론이 상반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어제 스위스 회담에서 미중 양측은 90일간의 기간을 두고 각각 30%과 10% 관세 부과라는 큰 틀에서 합의를 도출했다. 물론 이번 합의가 완전 타결이 아닌 90일간의 유예기간을 뒀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볼 수 있지만, 경제 및 물류 시장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차적으로 글로벌 물류 및 운송 시장에서는 미중간 태평양 노선에서의 교역량 확대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갖고 있다. 한 전문가는 “비록 관세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정도 수준의 관세는 수출자는 물론 수입자들에게는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내려온 것이 사실이다. 품목 관세가 여전하지만 이 역시 이후 협상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향으로 조정이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미중간 교역량 확대는 물론 완전 정상화는 아니더라고 그동안 관세 정책을 두고 관망세를 보였던 수요가 폭증할 수도 있다는 지적과 이미 밀어내기를 통해서 상당한 재고가 확보된 만큼 당장의 수요 폭증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여름부터 항만 파업 가능성, 그리고 선거 이후 관세 인상 우려에 대비해 미국의 해상 컨테이너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2024년 미국 수입 물동량은 2,550만TEU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고, 팬데믹 당시인 2021년 이후 최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미국 수입업체들이 지난 한 달간 ‘관망’ 전략을 택하며 선적을 미뤘던 대기 화물 물량이 상당하다”며, “이번 관세 휴전 조치가 연말 피크 시즌과 겹치는 만큼, 예년보다 짧고 강한 수요 급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지적은 해상 컨테이너 운송 시장에 국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한 관계자는 “이른바 관세 시행전 ‘밀어내기’수요는 컨테이너 시장의 상황이었다. 항공화물 주력 수요인 이커머스 시장에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관세 부과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커머스 수요는 그동안 관망하는 모습에 가까웠다는 분석이다. 한 전문가는 “디 미니미스 철폐로 이커머스 수요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관세 부담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 때문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관세라는 비용 부담보다는 시스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플렛폼 사업자들이 판매를 미루거나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당장 항공화물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 수요가 회복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이미 중국 현지에서는 전세기를 활용한 대량 전자상거래 화물은 재개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실제 회복 조짐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데이터 플랫폼 Rotate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기준 중국발 미국행 화물기 공급량은 하루 전 보다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 중국·홍콩행 항공화물 공급량도 같은 기간 35% 증가했다. 이는 같은 업체인 Rotate가 지난 5월 6일 기준 중국 및 홍콩발 미국행 항공화물 수용능력은 1주일 보다 대비 무려 30% 급감했다는 보고와 크게 배치되는 내용이다.
 
다만 미국의 디미니미스(deminimis) 면세 한도 폐지로 우편 발송 상품은 여전히 120% 관세 또는 건당 100달러의 정액세가 부과되며, 오는 6월 1일부터는 200달러로 인상된다는 점을 지적, 당장 이커머스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매시장 회복에 대한 미국 현지의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있다. 시장 경제 전문가는“미국 정부가 관세 문제 해결 이후 세금 감면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소비 진작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하며,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요는 분명 존재하며, 향후 펜타닐 관세까지 폐지되면 모든 대중국 관세가 10% 수준으로 통일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하면서 역설적으로 당장 이커머스 수요는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같은 미중간의 합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 환적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우리나라 항공화물 시장은 여전히 이커머스 수요 회복에 부정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이미 중국발 차터기 공급이 늘고 있는 것을 사실이고, 이럴 경우 인천공항을 경유하는 수요가 늘어날 확률은 매우 낮다. 일단 중국 현지발 직항 서비스를 통해 수요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 환적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더욱이 인천공항 출발 미국행 운임이 공급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요와 무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있어, 기존 이커머스 유치를 위한 시장 단가보다 높다는 점에서 인천공으로 몰려올 이커머스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미중간의 관세 협상 합의는 우리 항공화물 시장에게는 불리 할 수 없는 이슈이기 때문에 단기간이든 중장기적으로도 긍정적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다만 항공사들의 BSA 계약 정책이 시장 성장 여부를 가늠하게 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단 하계 컨테이너 시장 성수기와 맞물려 글로벌 교역 시장 흐름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상 운송 시장의 대응을 보면서 항공화물 시장도 연말 성수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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