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항만 노사협상 앞두고 “자동화” 쟁점 부각되나? ... PMA보고서에 노조 반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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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22.05.11 14:13   수정 : 2022.05.11 14:13

미국 서부항만 노사간 계약 협상을 앞두고 전운이 돌고 있다. 이른바 자동화를 둘러싼 양측의 논쟁이 테이블 밖에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오는 6월 말 계약이 종료릉 앞두고 11일부터 본격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갑자기 고용주측인 PMA가 터미널 자동화에 대한 잇점이 담긴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다.
 
해당 보고서는 LA-롱비치 항구 복합단지의 2개의 자동화 터미널에서 에이커(acre)당 컨테이너 처리양이 자동화되지 않은 다른 11개 시설보다 44%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2019년부터 자동화된 해당 터미널은 자동화 이전보다 두배 이상 빠른 컨테이너 처리속도를 보인 바 있다는 것이다.
 
컨테이너 상자를 더 높이, 그리고 가깝게 쌓을 수 있는 자율차량과 크레인을 사용할 경우 용량이 증가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하면서, 자동화를 통해 (처리)용량 제약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보는 PMA의 ”중장기적 생존과 경쟁력의 열쇠“라는 주장을 대변한 것이다.
 
이에 더해 이번 연구보고서는 자동화는 노동자들에게도 동등한 이익을 보장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자동화 운영으로 전환하기 전 마지막 해인 2015년과 2021년을 비교해보면, 2곳의 자동화 터미널에서의 유급 ILWU (작업)시간이 31.5% 증가해, 자동화되지 않은 터미널의 유급 시간 증가율 13.9%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이로 인해 항만단지의 ILWU에 등록된 인력은 11.2% 증가했지만, 다른 서해안 27개 항만에서는 8.4% 증가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보고서 작성자는 ”ILWU의 우려와는 달리 산 패드로만 항구들의 자동화는 비용없이 작업량이 추가되는 결과를 보였으며, 더 높은 화물처리량으로 인해 항만 관련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공급망을 통한 고용 확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대로 자동화 도입이 늦어질 경우 다른 항구로의 화물 이전이 발생해 부두 및 지역 경제 전반에 걸친 일자리가 연쇄적으로 손실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ILWU는 이번 보고서가 PMA가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반대하면서, 자동화 도입으로 인해 항구에서 수백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ILWU 관계자는 “PMA가 자동화 설비를 도입한 2개의 터미널에서 생산성이 증가됐다는 것은 결국 다른 터미널에서의 작업이 감소로 연안 노동자들의 전반적인 고용손실에 따른 것이다. 항구에서의 실질적인 생산성 증가를 보지 못했다. 일자리 파괴로 인한 인적 비용을 숨기기 위한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보고서 내용을 부정했다.
 
특히 ILWU측은 “서해안 항구에서 대부분의 터미널을 임대하는 외국 해운기업들이 미국인 노동자보다는 기계를 사용해 화물을 옮기려 하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 기업에 평소 운임의 10배 이상을 부과, 미국 기업을 궁지에 몰아넣고 인플레이션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욱이 자동화는 일자리를 잃을 뿐만 아니라. 다른 자동화 항구에서 보듯이 해킹의 위험에 빠질 수 있으며,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지난 2021년 남아공 더반 항구 해킹 사고와 악성코드에 의한 공격으로 머스크 시스템이 교란된 사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양측은 5월 협상에 차질을 가져오기 위해서 대립적인인 발언을 자제해왔으며, 지난 2년동안 노사 양측은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혼잡과 시장 혼란 문제에 함께 대처하는 협력적 정신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자동화 논쟁이 협상에 큰 이슈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양측은 모두 파괴적인 충돌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일축해왔다. 노조측은 “우리는 85년간 이 일을 해왔다. 우리는 자리를 잡아 앉을 것임, 합의를 도출할 것이다.”라고 선언했으며, 항만 관계자 역시 “자동화 문제는 효율성의 문제로 협상의 장애물이 될 수없다. 오히랴 제한된 운영시간이 주요 장애물로 아사아에서 들어오는 수많은 양의 화물을 처리할수 있는 연중무휴 운영이 더 중요한 이슈이다.”라고 밝혔다.
 
계약 협상에서 심각한 충돌이 없을 것이라는 광범위한 낙관론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화주나 포워더들은 어떤 결과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동부항구나 미 걸프지역 항구로 수입선을 이전하고 있다.
 
** 6월 3일로 계약이 만료되는 International Longshore and Warehouse Union (ILWU)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레곤, 워싱톤에서 약 1만 4,000여명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이다. 상대라고 할 수 있는 Pacific Maritime Association (PMA)는 미국 서해안 29개 항구의 터미널운영자와 선사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들 양측은 5월 12일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공식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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